이제 내일부터 안식년을 시작합니다. 8월 중순까지 6개월 정도 안식년 기간을 가지면서, 말 그대로 쉬면서 영적 재충전을 하려고 합니다. 원래대로 하면 작년에 안식년을 가져야 했는데, 코로나로 어려울 때이어서 하지 못하고 있다가 여러 가지 목회적인 스케줄을 볼 때,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서 이번에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민이 좀 많았습니다. 다들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애를 쓰고 있는데, 목회자인 제가 안식년을 갖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좀 더 생동감 있고 효과적으로 사역하기 위해서 안식년을 더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함께 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긴 안목으로 안식년을 하는 것이 더 맞겠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안식년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년을 가지면서, 저 스스로 단단히 결심하고 붙드는 것은 결코 그냥 쉬는 시간을 갖지 말고, 영적인 재충전을 통해 영성을 벼리는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열정을 회복하고, 비전을 새롭게 세우며, 영적인 깊이를 더 깊게 하는 그런 시간을 갖기 원하는 것입니다.
이번 안식년의 주된 컨셉은 ‘순례’입니다. 7년 전에 하려고 하다가 호산나교회로 전격적으로 부르시는 것 때문에 하지 못했던 안식년의 컨셉을 이번에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안식년의 메인 프로그램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는 것입니다. 예전에 아들과 함께 그 길을 한 달 동안 500km정도 걸으면서, 참 너무도 귀한 그런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아내와 전체를 다 걸으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영육 간의 회복을 온전히 얻으려고 합니다. 매일 걸으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암송하고, 아내와 영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가 함께 그동안 걸었던 길을 돌아보고, 그리고 이제 걸어야 할 길에 대하여 같이 꿈을 꾸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면, 몸도 건강해져서 어쩌면 10년 정도는 신체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그런 보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반드시 그럴 것입니다. 건강의 회복도 이번 안식년의 순례의 중요한 이유이니까요(그러면, 제가 몇 살인 것이죠?).
안식년으로 사역의 현장에서 조금 떠나있으면, 아마 교회와 성도님들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깨닫겠지요. 우리 성도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그동안 받아 온 사랑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러면서 소망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제가 그런 존재가 되기를…
그래서, 가능한 대로 With You, 이 목양 칼럼을 매주 써서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말씀 묵상도 가능한 대로 계속 나누고요.
안식년을 시작하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