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그것이 사역이다

이번에 인도네시아에 한 교단의 목회자 수련회 강사로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저희 교회의 인도네시아어 예배를 섬기는 올로안 목사님이 그 교단 소속 목사여서 일찍부터 요청을 받고 이번에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40여년 전에 자생적으로 시작된 그 교단은 비록 작은 교단이지만 아주 열심히 사역하는 개혁신학에 근거한 복음주의 교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단에서는 이렇게 1년에 한 번씩 인도네시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목사님 부부를 반둥이라는, 그 지역에서 아주 좋은 곳에 호텔을 잡고 모셔서 격려와 위로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었고 이번에 거기에 저를 강사로 초청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라는 회교권이 강한 그런 지역에서 이렇게 현지 교회의 리더들이 스스로 교단을 만들고 자신들의 목회자들을 돌보는 그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이번에 사역을 하면서 주된 것은 둘째 날에 강의하고 또 질의 응답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었는데, 의외의 사역은 첫 날 일어났습니다. 그 전 월요일에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타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서 밤늦게 호텔에 들어가서 잠깐 자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차를 타고 반둥으로 출발해서 거의 4시간 만에 도착을 한 다음, 예정과는 달리 오후 세시부터 개회예배를 드리는 데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250명 이상의 목회자 부부가 그 방을 꽉 채운 가운데 맨 앞자리에 앉아서 그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생각하지 못했던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통역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저와 제 아내는 그야말로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는 채, 계속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 예배 시간이 무려 세 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모르는 채 세 시간 반을 앉아서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설교하는 목사님의 설교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계속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지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그 사람들은 정부에서 나온 사람들도 있고, 또 학교의 학장도 있었다고 합니다. 참 황당하기도 하고 또 슬쩍 화가 나기도 했지만, 성령께서 주시는 알 수 없는 감동으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가 마지막에 같이 사진까지 찍고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녁도 생략하고 쉴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은 그것이 아주 귀한 사역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저는 힘들고 답답하고 의미 없는 것 같은 시간을 가졌지만, 참석한 목사님들에게는 너무나 귀한 도전과 은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을 기억해서 한국에서 온 목사 부부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도 그 예배에 끝까지 함께해준 것이 자신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축복하는 것인지를 느끼면서, 그 다음날 제가 강의를 통해서 주었던 은혜보다 훨씬 큰 은혜를 받았고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사역은 참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때로 아무 의미가 없고 힘든 시간일 수 있지만 그래도 거기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그것이 사역이라는 것을그러면서 한 가지 덤으로 얻는 메시지는 앞으로 절대 설교할 때 성도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특히 그런 설교를 길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역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