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이들은 어디에서 생겼는고

지금 저는 미국의 텍사스의 산안토니오라는 곳에 있는 산안토니오 ANC라는 제가 미국에서 목회할 때 이곳에 ANC의 캠퍼스 교회로 세웠던 교회에서 집회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제 마음은 아주 여러 가지로 흐뭇하고 감사하고, 그러면서도 하마터면 하는 아찔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유는 이 교회가 세워지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지난 시간의 모든 것이 제게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2003년 어느 날, 평소에 알고 있던 산안토니오에 있는 한 성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었습니다. 내용인즉,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 문제가 생겨서 자기와 몇몇 성도들이 교회에서 나와야 했는데, 사정상 다른 교회에 갈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몇 가정이 모여 모임을 하고 있는데, 매 주일 제 설교를 가지고 예배를 드려도 괜찮은지, 그리고 자신들이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추천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목회적으로 좀 위험스럽기는 했지만, 그분의 성품이나 신앙을 잘 알기에 저는 거절 할 수 없었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기들이 이제 교회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ANC의 부목사님 중에 좋은 분을 한 분 보내주실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함께 사역했던 목사님 중에 한 분을 추천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분이 거기 성도들과 잘 맞지 않아서 몇 개월 만에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교회의 개척 멤버들이 제게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신들을 ANC의 캠퍼스, 즉 일종의 지교회로 받아달라고 했고, 저는 그 성도들의 마음을 알기에 허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1년 정도는 LA에서 산안토니오로 매주 ANC의 부목사님들이 가서 설교를 했고, 그러다가 지금 섬기는 목사님을 제가 칼빈 신학교에서 공부 가운데 만나서 짬뽕 한 그릇 사면서 부탁을 드려서, 그분이 그곳에 가서 본격적으로 사역을 하시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벌써 14년 전 일입니다. 그 후에 때로 이런저런 어려움은 있었지만, 건강한 교회가 또 다른 곳에 건강한 교회를 세워주는 아름다운 모델을 보이면서 그 교회는 정말 잘 성장을 해서, 지금은 산안토니오에서 가장 건강하고 좋은 그런 한인 교회 가운데 하나로 그렇게 서 있습니다.

정말 처음 시작부터 모든 순간에 제가 결정한 것이 없이 어떻게 보면 거의 끌려가듯이 그렇게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왔던 그런 것이고, 그 가운데 때로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고, 꼭 내가 이렇게 먼 곳에 있는 교회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싶어서 접어야겠다고 거의 마음으로 결정을 했었던 적도 많았는데, 주님이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부담을 주시고, 또 필요한 당신의 사람들을 세워주셔서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가 선 것을 보면서, 이사야의 그 표현, ‘이들은 어디서 생겼는고?’(49:21)라는 것이 절로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이 땅에 있는 건강한 교회는 다 그렇습니다. 어떤 교회도 사람이 계획하고 사람이 이끌고 온 교회는 없습니다. 비록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사람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이끌어 온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사실은 주님께서 그 사람을 사용하신 것이지, 결코 그 사람의 오리지널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여기 호산나교회도 마찬가지이구요.

이곳 산안토니오 ANC에서 집회하면서 다시 한 번 교회가 무엇이고 누가 이 교회를 이끌고 가시는지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주님이 모든 것을 다 하십니다.

 

참된 교회를 생각하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