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이 세대를 어찌할까요

지난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하여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 개정을 하라고 한 것입니다. 따라서 1953년 이후 63년 동안 있었던 낙태죄는 이제 어떤 형태로든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이 받았던 동의 낙태죄 때문에 헌법소원을 낸 것 때문이지만, 사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 부분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기에 결국 이렇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헌재의 이런 결정에 대하여는 그렇게 놀랍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사회와 정부의 성향 상 충분히 그런 결정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정말 걱정스럽게 충격을 받은 것이 여야의 모든 정치권에서 모처럼 함께 환영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말 사사건건 반대로만 가던 여야의 정치권이 그야말로 모처럼 같은 목소리를 냈고, 그러면서 2020년까지 법 개정을 잘 하겠다고 결단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이 시대의 리더십들이 가지고 있는 그 어리석음과 근시안적인 시각, 그리고 무책임함에 정말 걱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태아의 생명도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이라는 성경적인 근거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당연히 제가 그것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어도 지켜야 할 저의 믿음이고 확신이지만, 이번 이 상황을 놓고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 시대의 리더십들이 이제 이 사회와 민족에게 일어날 영적인 일들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 때문입니다. 꼭 종교적인 그런 것을 말하지 않아도, 그 사회 사람들 저변에는 어떤 영적인 흐름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잘못 가면 정말 많은 아픔과 고통, 그리고 소중한 가치를 다 잃어버리는 결과가 오는 것입니다.

이번 결정이 가져올 가장 큰 문제는 생명에 대한 경시라는 그 무서운 영적인 흐름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무책임함이라는 지독히 개인주의적인 공동체 정신을 잃어버리는 그런 영적인 흐름 그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개인주의가 너무 발달하고, 그리고 자기 중심주의적인 무책임함이 많아서 그래서 그것이 수많은 사회문제가 되고, 그러면서 출산율의 저하로 이제는 이 사회의 미래가 실제적으로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 상황인데, 이번 결정은 거기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기에 걱정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결정을 내리고,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 사회의 리더십들은 적어도 이 사회 전체와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는 그런 고민을 가열차게 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대의 흐름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가는 것이어서 그런 결정을 한다고 해도 (물론 그런 결정을 하지 않고 지킬 수 있었어야 했지만), 마지못해서, 그래도 버티면서, 그렇게 염려하고 걱정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그래도 천명하면서, 그렇게 갔어야 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름답고 귀하지만, 동시에 악합니다. 그래서 때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가면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결론이 나오기도 하지만, 더 많은 경우는 사망과 파괴의 공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리더십은, 그리고 법은 사람들의 그 아름다움과 존귀함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악함을 막는 것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일을 보면서 바로 그 부분에서 이 사회가 결정적으로 균형을 잃었다는 것을 보면서 기도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시대와 민족의 영성을 걱정하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