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사랑은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지난 수요일이 5월 8일 어버이날이었지만, 여전히 바쁜 교회의 사역 때문에 천안에 계시는 부모님께 가서 뵙고 식사라도 대접할 엄두도 못 내고, 매년 그랬던 것처럼 전화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면서, 한국에 오면, 이런 의미 있는 날에는 찾아뵙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렇게 전화로 대신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데, 제 마음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보다도 이렇게 하는 저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이 순간 더 크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보다도 이렇게 스스로 이 소중한 것을 처리해 가는 저의 나름 교활함이 미웠습니다. 그래서 더 죄송하고 또 계면쩍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이런 저의 마음을 아시는지, 펄쩍 뛰듯이 아니라고…,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바쁜 것 다 알고, 그러니까 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다만 유 목사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그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다고…, 하지만 건강은 꼭 잘 챙기면서 일 하라고…, 정말 열심히 말씀하시는데, 그래서 더 죄송하고 제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두 분이 얼마나 자식들과 함께 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지를 아니까요.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부모 됨이라는 것을…, 부모는 이렇게 끝까지 이기적일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그저 좋아하는 자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작은 것 하나도 자식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자신의 것으로 주장할 수 없는 그런 것이 부모 됨이라는 것을… 그러면서 또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내리 사랑이라는 것을…,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사랑은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대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버이날은, 그리고 어버이 주일은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하여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 만이 아니라, 결국 다시 한 번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그 부모 됨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그래서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흘려주어야 할 그 사랑이 어떤 것인지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그런 날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날은 부모의 사랑에 대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하나님께 사명으로 받은 그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실행에 옮기는 그런 날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버이날, 어버이 주일에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깨닫는 것은 사랑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그렇게 받은 그 사랑을 우리의 다음 세대로 또 그렇게 흘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사랑의 거룩한 실천, 결단을 해야 하는 날인 것입니다.

위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음으로 아름답게 흘려주기 원하는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