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오늘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오늘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에서 기억하여 지키는 그런 절기주일이지만, 솔직히 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들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그런 절기입니다. 게다가 맥추라는 말 자체가 잘 쓰지 않는 한자이다가 보니까 젊은이들은 이 날에 대하여 자꾸 맥주만 떠올릴 뿐 아무 생각이나 느낌이 없는 그런 절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맥추절은 분명히 성경에 나오는 그런 절기입니다. 출애굽기 23장 16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여 살 이스라엘 백성에게 반드시 지키도록 명령하신 그런 절기로 맥추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에서 지키는 맥추감사주일은 성경에 나오는 맥추절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맥추절은 유월절 후 50일이 되어 지키는 오순절, 혹은 칠칠절과 같은 날이지만, 한국 교회는 오순절을 성령강림주일로 따로 지키고 그리고, 칠월 첫 주에 맥추감사주일을 별로도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에서 지키는 맥추감사주일은 성경에서 유래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의 신앙 고백으로 지켰던 그런 절기입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드리는 추수감사주일인 것이지요.

그래서 바로 여기에 다른 어떤 절기보다도 더 깊은 울림이 있는 감동이 있습니다. 보리를 추수하고 드리는 감사주일이기 때문입니다. 보릿고개라는 말을 우리 민족은 모두가 압니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절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어서 보리를 추수하기까지의 그 배고프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말하는 것이기에 여전히 많은 울림을 주는 그런 말입니다.

그래서 맥추감사주일은 그 단어 자체가 감동스럽습니다. ‘고개’라고 부를 만큼 그 힘든 시간을 겨우겨우 견디고 이제 보리 수확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리는 바로 그 신앙, 그것이 정말 가슴이 뭉클한 감동으로 오는 것입니다.

맥추감사주일은 바로 그 신앙고백의 말입니다. 시대와 상황이 변하여 지금은 전혀 해당이 안 되는 날이지만, 그러나 그 신앙만큼은 계속 지키고 이어가고 싶은 그런 날인 것입니다.

오늘 맥추감사주일을 지키면서, 보릿고개를 겨우 넘어서고서도 오히려 감사하는 그 아름다운 신앙의 승리를 사랑하는 모든 성도들이 다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풍요로워서 더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이 시대 속에서 물질을 통한 그 모든 시험을 오히려 아름답게 이기는 그런 신앙의 고백으로 모두가 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릿고개를 넘어선 신앙의 고백을 보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