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믿음의 저지름

드디어 코로나 백신을 다 맞았습니다. 1차 접종을 하고 석 달을 넘어 기다려서 2차까지 접종을 한 것입니다. 너무 후련하고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처음 백신을 맞겠느냐고 연락이 왔을 때, 좀 갈등스러웠습니다. 이유는 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며칠 동안 몸이 심하게 아플 수 있다는 것은 그렇게 걱정이 안 되었는데, 정작 저를 두렵게 한 것은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말하는 ‘아나팔락시스’라든가 면역력이 너무 강해져서 스스로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너무 생소한 말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두려움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두려움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몸을 너무 신비롭게 만들어서 코로나 백신이 들어갔을 때, 예상하지 못한 그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그래도 백신을 맞자고 결정을 하게 된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이 들어서입니다. 지켜주시겠지라는 그런 신뢰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내가 살고 죽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가운데 있는 것이니까 맡겨드리자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믿음이 강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때로 이렇게 단순하게 맡겨드려야 할 때에는 아무 생각없이 그야말로 저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의 삶의 정말 중요한 것들과 대박난 것들은 다 이런 ‘믿음의 저지름’들을 통하여 된 것이었습니다. 제가 생각 많이 해서 합리적으로 내린 결론들 가운데는 솔직히 그렇게 신통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생각해 보았자 머리만 아프지 결론이 날 수 없는 것이어서, ‘모르겠다. 알아서 해 주시겠지’ 그러면서 저지름성으로 맡겨드린 것이 아주 중요한 결정들이 되고, 그래서 제대로 되기도 하고, 심지어 대박이 나기도 한 것들입니다.

백신 하나 맞는 것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이번에 백신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저의 삶의 이 중요한 영적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때 ‘믿음의 저지름’으로 영적인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성령님께서 저를 주장해 주시기를 간구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도 나쁜데 생각 많이 해 보았자 머리만 아프지 어차피 알 수 없는데, 저지를 때 그냥 확 믿고 저지르게 하옵소서!’

 

백신 맞고 믿음의 저지름을 생각하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