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저서소개 컬럼
그냥 가지고 살아간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어느 날, 의사이신 장로님과 이야기하면서 ‘이것을 어쩌면 좋으냐고? 언제 코로나19가 끝이 나겠냐고?’ 다소 지치고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그렇게 물었더니, 장로님이 의외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코로나19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계속 변이들이 나오고 있기에 백신을 통해서 집단 면역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감사하게도 치료제가 잘 듣고 있고 또 더 잘 개발이 되고 있어서, 그러니까 감기처럼 그냥 가지고 살 수 밖에 없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순간 마음에 ‘이거 뭐야?’하는 좌절의 마음이 들어오다가 이내 너무 귀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때로 그것에 완전히 잡혀 있을 수 있다. 사실은 그렇게 잡혀 있는 것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어리석음인데…’ 이런 깨달음이 오는 순간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를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그런 한 가지의 일념으로 현재의 모든 소중한 삶들을 다 포기하고 마치 임시 전투 막사에 사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아니 끝나기는 할지 그것도 모르는데, 계속 이렇게 이것을 벗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의 이 소중한 시간들을 빨리 지나가야 하는 것처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이 너무나 강하게 들어 왔습니다. 물론 방역도 하고, 백신도 맞고, 그렇게 대비를 하겠지만, 감염이 되면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그렇게 두려워하고 거기에 잡혀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 이런 자세가 정말 필요합니다. ‘그냥 가지고 살아간다.’는 그런 자세 말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 나가면서, 반드시 해결을 해야 하고 반드시 벗어나야 하는 그런 죄의 문제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그냥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것이 참된 신앙의 지혜로움인 것이지요. 더구나 마귀는 때로 우리의 이 결벽증과 완벽주의적 강박증을 이용해서 우리를 농락할 수가 있으니까, 성령 안에서 잘 판단해서 그냥 가지고 가야 할 것은 가지고 가는 그런 결단이 때로 정말 귀한 신앙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냥 가지고 살아간다.’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바꾸고 나니 벌써 참 많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 여전히 답답하고 두려운 것은 저의 연약한 실존 때문이겠지요.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서,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