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 주일이면서 어린이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린이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지요. 그 축복, 그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 소중함 등등…
그런데, 오늘은 특별히 그것보다 그 소중한 어린이들을 어떻게 믿음으로 키울 것인가? 그것에 대하여 더 많이 생각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아마 출생률이 역대 최저이면서, 어떤 때보다 어린이들의 그 소중함에 대하여 생각을 많이 하는 그런 시대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어떻게 믿음 안에서 키울 것인가? 그 대답은 ‘어린이를 존중하라!’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교육적인 요소들을 많이 생각하겠지만, ‘존중’이라는 이 한마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이’라는 이 한마디, 그리고 이 말을 만들고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 선생의 이야기를 보아도 어린이를 잘 키우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존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어리다는 말에 존경하는 분을 높여 부르는 말인 ‘이’를 붙여서 만든 정말 탁월한 말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 노래 : 불 켜는 이’라는 글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지요. 이 단어 하나가 어린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하는 것을 그대로 다 드러냅니다.
그런데 소파 방정환 선생의 전기를 보면서, 그분이 이 말을 만들어 낸 것은 머리로 생각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어릴 때, 아주 부유한 집의 장손으로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우면서 자랐는데, 7살 때 보성소학교에 구경 갔다가 거기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하니, 선생님이 그러면 댕기 머리를 자르고 단발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할아버지에게 혼날 것을 각오하고 머리를 잘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 왔을 때, 할아버지가 노발대발하면서 회초리로 때리려고 하다가 손자에게 왜 그랬냐고 묻고, 그 이야기를 듣고는 그 뜻을 존중해서 혼내지 않고 학교를 다니게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존중의 경험이 그의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서 ‘어린이’라는 말로 나온 것이지요.
비록 소파 방정환 선생은 기독교인은 아니었지만, ‘어린이를 존중하라!’ 이것은 성경이 말하는 아주 중요한 영적인 가르침입니다. 어린아이를 무시하는 그런 세대 속에서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 분이 우리 예수님이시니까요.
어린이날이면서 어린이 주일인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주신 이 소중하고 감동적인 어린이들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 그것을 정말 머리 아플 정도로 열심히 생각해야 합니다. 이유는 우리 몸에 자기도 모르게 어린아이를 무시하는 죄성이 배어있기에 그렇고, 또한 어린이를 존중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주일, 어린이날에, 유진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