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활주일을 맞아서 139년 전인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을 생각해 봅니다. 바로 언더우드와 아펜셀러 선교사님이 이 땅에 처음 온 그 날입니다. 물론 그 3일 전인 4월 2일에 부산에 먼저 도착했지만, 그것은 잠시 거쳐 가는 것이었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땅에 도착한 것은 4월 5일 부활주일에 제물포항에 도착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부활주일이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언약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펜셀러 선교사님도 그날 도착해서 가슴에 가득한 성령의 감동으로 이런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부활절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사망의 빗장을 산산이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주께서 이 나라 백성들을 얽매고 있는 굴레를 끊으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빛과 자유를 허락해 주옵소서!”
정말 그의 기도대로 그 후 기독교는 이 땅에서 수많은 죄의 굴레를 끊어내고 빛과 자유를 회복하는 그런 역사를 감당해 왔습니다. 물론 다양한 평가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복음이 이 땅에 빛과 자유를 가져왔다는 면에서 이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2024년 부활주일에 139년 전 부활주일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때 우리에게 주셨던 그 언약과 사명이 여전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지금도 이 나라에는 죄의 굴레에 매여있는 심령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도 이 나라는 빛과 자유의 회복이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그때 부활주일에 선교사에게 주었던 그 성령의 감동은 지금도 여전히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가득해야 하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여전히 분단되어 있고, 사람들의 심령은 정치 논리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이 사회에는 갈등과 대립이라는 어두움이 너무 짙고, 세속적인 물질문명에 모두가 잡혀서 그 영혼에 참된 자유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때 선교사의 눈에 비쳤던 조선 땅보다 훨씬 심각한 그런 죄악 속에 지금 이 땅과 이 민족이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부활주일에 그때 선교사가 애끓는 마음으로 드렸던 그 기도보다 더 절실한 기도를 우리는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더 가슴 벅차게 이 민족을 위하여 하나님이 행하실 그 역사를 그리고 선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말입니다.
이것이 죽어가는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는 길입니다. 이 기도, 이 영성, 이 사명을 회복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길인 것입니다.
2024년 부활주일에 이 민족을 바라보며, 유진소 목사